지하철 승강장에서 우리 집, 혹은 회사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어떤 역은 승강장이 지하 깊숙하게 있어서 막상 지하철역입구에 들어가서도 한참 걸리고,
어떤 집은 평지가 아니라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올라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도중에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 그러면 시간은 얼마나 단축될까?
과연 이 시간들을 다 고려하면 얼마나 걸릴까?
이러한 시간들을 고려하여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모든 건물까지의 소요시간을 구해보았다.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모든 건물까지의 소요시간(분)
파란색은 10분 안쪽이고, 노란색부터 빨간색은 15분 이상 걸리는 지역이다.
강남역~삼성역~압구정역으로 돌아 이어지는 지역은 어디든 지하철에 내려서 10여분 안에 걸어갈 수 있다.
종로와 을지로 부근은 워낙 지하철이 촘촘하여 10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도가 높은 지역, 혹은 주변보다 그리 높지 않아도 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 곳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서울 지하철역 역세권
이 지도는 지하철역부터의 단순 반경으로 계산한 결과가 아니라 실제 구불구불한 길들과 경사도 및 버스탑승 가능성도 고려하여 만들었다. 어느 건물이든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는 지하철역이 있기 마련인데, 위 지도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이 같은 지역끼리 같은 색으로 칠하여 구분해보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남산 기슭의 어떤 지역은 버티고개역과 직선거리로는 더 가깝지만, 기왕 버스를 타려 할 경우 약수 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것이 지하철 승강장 출발 기준으로는 더 짧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서울은 평지가 아니라 수면 근처에서 해발고도 250m 근처까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산과 언덕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역이 마침 언덕의 정점 아래에 있다면, 따라서 버티고개 역처럼 승강장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약수역이 최단거리인 지역들 강조 (가운데 탁한황토색)
물론, 실제 행동과 위의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이 꼭 최단거리 역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몇 호선을 타야 하는지, 목적지가 어느 방향인지, 어떤 길이 어떤 시간에 막히는지 등 다른 요소들이 개입되기 마련이므로 사람들은 그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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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약수역 부분을 검증하다가, 버스 환승시간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 그림에서 볼 때, 약수역에서 남산을 돌아 역세권 꼬리 부분(하얏트 근처)로 한번에 가는 버스는 없다. 따라서 환승 시간을 고려한다면 위의 꼬리 부분은 한강진 역이나 버티고개 역에 편입될 수도 있다. 버스노선에 대한 아주 많이 세밀한 모델링이 필요한데, 이 작업은 매우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일단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다.
이 작업은 9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일부분의 준비 작업으로, 발전된 자세한 내용은 그 때쯤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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