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에 대한 블로그 29,000건과 '한옥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블로그 14,000여건이 그려내는 그림.
료칸의 숙박 경험은 온천욕 - 유카타 - 가이세키 코스 요리로 이어지는 시스템화 된 꾸러미 경험이다.
이에 반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라는, 한국 고유 주거형식에서의 하룻밤이 주는 경험은 다른 경험들로 연계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블로그 글을 검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주 한옥 마을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는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전주 여행이라는 시간적 맥락의 경험 선상에서 '흙집에서의 하룻밤'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기대를 접어두고 전체 전주 경험의 다른 부분을 보자면, 그림에서 보통명사들의 하위 카테고리까지 구체적으로 확장되는 유일한 단어는 '먹다'다. 만두 / 칼국수 / 떡갈비 / 아이스크림/ 콩나물국밥/ 풍년제과들로 매우 자세히 서술되며 독자적인 클러스터의 중심을 이룬다.
물론 료칸에서도 먹는 행위가 주요한 부분으로 드러나지만, 료칸에서는 먹는 경험이 집과 연결되어 있는 것에 반해, 전주에서는 독자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다.
사람들은 왜 전주에 가는가?
한옥이라는 물리적 환경에 대한 기대가 채워주지 못하는 배고픔을 만두와 칼국수와 떡갈비와 아이스크림과 콩나물국밥과 풍년제과의 빵으로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옥'이라는 뚜렷한 정체성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경험으로 녹여내지 못한다면,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점점 많이 몰리는 한옥마을이 돈을 좇는 사람들에 의한 다국적 테마파크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더불어 일본의 전통 숙박업소가 '여관'을 일본식으로 읽은 '료칸' 그대로 불리는 것과, '한옥 + 게스트하우스", 혹은 "한옥+스테이"의 다국적 합성어로 불리는 현상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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