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다수 도시들은 기존 도심의 주변을 확장해가면서 성장해왔다. 수도권을 보면 90년대부터 분당과 일산 같은 신도시가 만들어졌는데, 다른 광역시나 지방 중소도시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몇 년 전에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시도지사 권한으로 위임되고 나서는 도시와 도시 저 바깥쪽에 그나마 존재했던 녹색의 간극들이 점차 메워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오래된 도심부 역시 끊임없이 재개발되었는데, 이 재개발은 두 가지 전제조건 위에서 가능했다. 한 가지는 사람들의 수요, 다른 한가지는 개발 가능한 법정 용적률의 잔여분이었다. 재개발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그리 좋지 못하니, 요새 유행하는 '재생'이라 말해보겠다.

 

이 두 가지 중에 하나가 모자라도 도시재생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사람들의 수요가 부족해서 도심에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사례가 올해 초에 많이 거론되었던 목포 원도심이다. 한편 법정 용적률의 잔여분이 없어서 재개발이, 아니 재생되기 어려운 곳들은 지금 서울의 대다수 아파트 지역이다. 250%에 인센티브까지 넘치게 지은 아파트들은 30년쯤 후에 어떻게 될까. 감가상각되지 않는 희한한 집값의 이면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재건축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다. 허나, 인구가 곧 줄어드는 우리 나라의 미래에서 용적률이 더 이상 상향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 순간 오래된 아파트 가격들은 곤두박질 칠 것 같다.

 

세상은 돌고 돌기 때문에 그때 쯤 되면 사람들이 다시 원도심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물론 이 때의 관심은 가용 용적률의 잔여분에 대한 재개발에 대한 관심일테다. 이 쯤 되면 재생과 재개발이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그건 아마도 지금의 어떤 도시재생 사업들이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해본다.

 

아래에는 몇몇 도시들이 어떻게 성장해왔는가를 시각화했다.

 

 

목포

 

말 나온 김에 목포부터 보자. 영상 하나하나는 매우 짧다.

https://www.youtube.com/watch?v=lCGhhpVlM3U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목포는 계속 동쪽으로 개발의 초점을 이동하다가 10년전 부터 남악신도시까지 만들었다. 남악신도시는 목포시가 아니라 무안군이다. 

 

 

위의 시각화는 약간 설명이 필요하다. 복잡한 OD(Origin-Destination) 데이터를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다 만들었는데 아직 단점도 많다. 

일단 전라남도 무안군에 솟아오른 하얀 막대는, 무안군이 전국 각 시군구와의 관계에서 2013년 한 해 동안 인구가 순유입 된 경우를 모두 더한 것이다. 한 가지 헷갈리면 안 되는 점은 무안군의 2013년의 총 순유입량은 아니라는 점이다. 무안군이 어느 시군구로 순유출 된 경우가 있다면, 그 수치는 이 막대 그래프에서 계산되지 않았다. 따라서 위의 그림만으로는 2013년 한 해 동안에 무안군의 인구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이것이 앞서 말한 단점이다)

 

도시 확장을 말했던 앞의 이야기에서 이어가보자. 무안군의 남악신도시 입주로 인해 목포시에는 2013년 한 해동안 무안군으로 3,000명 쯤이 순이동했다. 오고 간 사람을 더하고 빼면 목포시에서 무안군으로 3,000명이 순유출 되었다는 말이다. 막대 그래프 한 칸은 1000명에 해당한다. 무안군으로 두 번째 많이 순유출된 시군구는 영암군이다. 위에 약간 남는데 전국 각 시군구에서 조금씩 무안군으로 순유출되어 왔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광주

 

https://www.youtube.com/watch?v=lPSGyJPWJb0

 

영산강과 거리를 두고 있던 광주는 강너머까지 대도시가 되었다.

흰색 지명이 불쑥 올라오는 곳에 건물들이 따라서 지어진다. 박자가 살짝 삐끗한 데도 있다.

 

 

 

2009년에 북구와 서구에서 각각 5000명 이상 광산구로 넘어갔다. 새 집을 지으면 사람들이 새 집으로 이사간다. 헌 집은 누가 채우는 것일까?

 

 

 

 

부산

 

https://www.youtube.com/watch?v=58262gmHLJs

2000년쯤에 김해시가 개발되었고, 그 이후로 최근에는 양산신도시, 강서구 등이 개발되었다.

 

 

 

2016년에 강서구와 양산시로 사람들이 많이 이주해갔다. 기존 도심에서.

 

 

 

 

대구

 

https://www.youtube.com/watch?v=tbfqJP5OZTw

 

대구도 동/서/북으로 계속 확장되었다.

 

 

 

 

2016년에 달성군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갔는지 볼 수 있다.

 

 

 

 

 

 

대전

 

 

https://www.youtube.com/watch?v=_xPAXFAx1l0

대전은 93년 전후로 원도심과 엑스포 사이의 서구를 개발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서쪽으로 계속 개발해나갔다.

 

 

 

대전시의 인구는 2015년에도 유성구로 많이 이주해갔다. 그림 약간 왼쪽에 끝이 보이지 않는 막대는 바로 세종시다.

세종시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영상으로 만들지 못했다.

 

 

 

 

 

인천

 

https://www.youtube.com/watch?v=OZullZgPNHM

 

인천은 94년에 연수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고 그 이후에 바다를 메워가면서 송도신도시를 만들었다. 주로 남북방향으로 확장되어 가면서 원도심이었던 동인천역 주변의 중구 지역이 낙후되어가고 있다.

 

 

 

 

 

2007년에 남동구로 3만명 이상이 옮겨가는데 아마도 논현동 개발때문인 것 같다.

 

 

 

 

서울과 수도권

 

수도권은 두 개를 만들어봤다. 하나는 서울 중심, 다른 하나는 약간 남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https://www.youtube.com/watch?v=jwkPDZrfKvM

 

 

https://www.youtube.com/watch?v=A-Ot_R4ScHk

과천, 분당신도시, 수지, 영통, 판교, 동탄 등 서울이 남부로 확장되어 가면서 수원과 한 덩어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의 야간상주인구는 끊임없이 경기도로 가고 있는데, 2002년 전후에 용인으로, 2008년 전후에는 화성시로 많이 갔다.

 

 

 

 

화성시로는 작년에도 많이 갔다.

 

경기도 인구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지난번(https://www.vw-lab.com/69)에 거론한 바 있다.

 

 

 

영상을 보면서 '이제는 빈 땅에 그만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신도시 건설과 원도심 재생을 동시에 진행하는 창조적 마인드보다는, 인구축소의 시대를 맞아 이미 벌여놓은 일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수습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에도 빈 집이 늘어나면서 '슬럼'이 형성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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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신축 데이터는 국가공간정보 포털의 GIS건물통합정보를 이용했다.

현존하는 건물만 나와 있으며, 지어졌다가 이미 허물어진 건물은 영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데이터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아서 누락된 건물도 많다. 세종시도 텅텅 비어 있어서 영상을 만들지 못했다. 데이터 정제는 전혀 시도하지 못했다.

 

인구 이동 데이터는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서비스에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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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화는 cpp + OpenGL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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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지어질때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커졌다가 작아지도록 했다. 굳이 아이디어의 원천을 들자면 우리나라 건물 분양 광고의 이미지다. 리플렛 이미지를 보면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주변보다 항상 어마어마하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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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사업 전체를 폄훼할 의도는 없다.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과위주로 너무 급하게 추진되는 것 같고, 그래서 일부 사업들은 재개발재건축 패러다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약간 뒤틀어봤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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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9.0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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