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 주변의 인구 순이동(행정동별) 중 30명 이상의 이동만 표현


설명 글자 중 검은 바탕에 흰 글씨는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인구 집중 유출지역

설명 글자 중 흰 바탕에 검은 글씨는 아파트 신축 후 입주 





시 외곽 지역으로 이동


행정동 단위의 인구 순이동(전입과 전출의 차이량)을 지도 위에서 관찰해보면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울 주변의 몇몇 지역이 인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두 지역은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송파구 위례동, 경기도 하남시 위례동, 경기도 성남시 위례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사강변도시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1동, 미사2동, 풍산동에 걸쳐져 있다.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몇개의 커다란 이동이라면,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작은 이동들로 이루어진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 강북 지역의 서측과 동측을 보면 사람들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해간다. 달리 표현하자면 도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서대문구에서 마포구, 다시 은평구로 움직이고, 성북구, 도봉구, 강북구, 중랑구에서는 점차 시 외곽 지역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 집값때문이겠지.



아파트를 짓기 위해, 아파트를 지은 이후에.


그렇게 몇몇 눈에 띄는 흐름들을 전반적으로 정리해보면 모두 아파트와 관련이 있다. 그림에서 검은 바탕에 글자로 표시한 아현2구역, 염리3구역, 봉천12-2구역, 미아9-1구역, 길음2구역은 재개발 지역이다. 기존의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을 철거한 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도 동남쪽의 신흥주공은 재건축지역이다. 이 역시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몇년 후 다시 아파트가 들어선다.

철거 직전에 그 곳에 살던 사람들이 집을 비우면서 집중적인 인구의 이동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마포구의 아현2구역과 염리3구역을 보면 대부분 시 외곽 지역(서쪽, 서북쪽)으로 이주한다. 길음2구역과 미아9-1구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악구의 봉천 12-2구역은 평면 지도 상에서는 도심쪽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도착지들은 남부순환로 건너편 높은 지대이며 지하철이 멀어지는 지역들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서울의 범위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별내택지개발지는 모두 서울의 외곽 경계선과 바로 붙어 있다. 특히 위례와 미사강변도시가 그렇다. 과거의 분당이나 판교 개발은 서울과 개발제한구역이라는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개발제한구역이 부분해제되고 그 지역에 바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달리 말하자면 길 하나 건너 바로 서울인 지역이다. 


2016년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14만명이다. 그렇다면 서울은 서서히 규모가 축소되면서 쇠퇴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위례와 미사강변 두 지역의 인구 증가는 7만명이다. 이동의 흐름을 보면 경기도 남측에서도 많이 이주해왔음을 알 수 있다. 서울 바짝 옆까지 몰려든 것이다. 이 두 지역처럼 서울과 접한 지역의 인구 유입을 모두 더하면 실질적으로 서울과 그 언저리의 인구는 거의 비슷한 수준일지도 모른다. 서울의 인구가 줄어들었다기보다 서울의 '실질적' 경계만 확장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현실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주거지 이동의 스트레스


봉천동 염리동 등의 철거로 인해 인구가 흩어지는 현상과 반포, 옥수, 금호, 왕십리 등 중심부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상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16년의 서울 안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시간을 앞뒤로 조금 더 연장시켜 생각해보자. 신규 입주 지역(특히 재개발의 경우)이 철거되었을 몇년 전에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혹은 아현, 길음 등지에 아파트가 완공되는 몇 년 후에 북쪽으로 올라갔던 사람들이 다시 내려와서 입주할 수 있을까?

물론 서울을 포기하고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같은 비용에 누릴 수 있는 주거의 질은 좋아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간 살아왔던 곳의 근처에는 직장이 있고, 동네 친구가 있으며 장소에 대한 기억이 있다.


서울이 한창 개발되던 시기 엄청난 수의 다세대다가구주택들이 지어졌다. 이제 그로부터 30년이 가까워지고, 수명을 다한 낡은 집들이 점점 늘어난다. '뉴타운'이 아닌 방향으로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 사람들이 재개발로 인해 떠나가고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재개발이 필연적이라고 한다면 거주지 이동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라도 넓었으면.

주거지의 문제가 저출산과 관련된다는 건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모두 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양극화가 더 심한 나라가 될 것인가.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 사실 동 단위의 인구 순이동의 60% 정도는 5명 이하의 동에서 동으로의 이동이며 이것들을 모두 지도 위에 표시하게 되면 무수하게 많은 선들이 지도를 뒤덮기 때문에 어떤 패턴을 알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위의 지도에는 이동량으로 볼 때 상위 20%정도에 해당하는 30명 이상의 인구 순이동만 표현해보았다.


*. 배경 지도는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였다.
*. 선들이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지점들은 행정동 경계안의 적당한 중심좌표를 자동산출하여 설정하였다. 때문에 한강이나 도봉산속으로 이동하는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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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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